뭔가, 나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 2009/12/10 22:48
- 영감(이어두기, 데려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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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연히 알게 된 TED.com이라는 사이트에서 이런 저런 사람들의 15분 내외의 발표를 볼 수 있었다. 이런 저런 사람이라고 했지만 나름 꽤 유명한 사람들이라, 가보면 자신이 아는 사람 유명인을 꽤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1984년 시작된 TED 컨퍼런스는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을 주제로 한 무료 강연을 실시해 왔는데 사이트에서는 그 영상을 볼 수 있다.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강연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놀랍다. 오늘 몇 개 봤는데, 짧은 시간 동안의 간결한 발표들을 보면서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 제인 구달 Jane Goodal, 엘리자베스 길버트 Elizabeth Gilbert, 대니얼 핑크 Daniel Pink 등등 눈에 띄는 대로 몇 개 봤다. 누군가 한글 자막 작업을 해 놓은 것이 흥미로웠는데, 덕분에 발표를 다 알아 들을 수 있었다. 주요하고 근본적인 주제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고, 작은 주제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프리젠테이션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좋은 참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오늘 봤던 것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알랭 드 보통과 리즈 콜먼 Liz Coleman의 것이다. 리즈 콜먼의 것을 링크한다. 인문학 교육의 총체적 각성을 요구하는 그녀의 지성, 차분하지만 분명한 태도가 인상적이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관객들의 반응이다. 얼마전 하워드 진 Howard Zinn 의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을 읽으면서 '어쨌든 세상과 인간에 대한 희망을 쉽게 접을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동영상의 반응을 보면서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 미디어가 아무리 바보같은 내용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사람들이 그것을 세상이라 받아들이고 절망하는 와중에도,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고 다른 진심을 확인 시켜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는 확신을 주게 한다. 그녀의 짧은 연설에도 비판할 것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발표가 짧은 만큼 비판은 나 자신을 돌아보는데 쓰려한다. 관객의 반응에 대한 지질한 2차적 생각 - 어딘가 '미국적'이다. 미국적인 게 일으켜 세우는 듯 하다. 한 편으로는, 미국 시민은 그 수준에 걸맞지 않는 저열한 권력층을 갖고 있다는 생각도 다시금 하게 된다.
- 2009/12/05 21:03
- 영감(이어두기, 데려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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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02 23:22
- 단상(메모+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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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의 정수는 오프라인으로 적는 게 낫겠다.
군에 있을 때 일기를 썼었다. 내면에 있는 뭔가를 잘 그러모아 그것에 집중해서 - 포커스를 맞추어 글로 옮겨보자는 취지로 일기를 쓰기 시작했었다. 나중에는 그러는 것이 너무 귀찮아져서, 그냥 일상의 자잘한 것과 그에 대한 반응으로 끝났다. 자기 계발적인 의지도 있었고, 그냥 건조하게 있었던 일에 대해 메모해 두는 경우도 있었다. (미셸 투르니에 Michel Tournier 의 『외면일기』라는 책이 있던데, 읽지는 않았고 단행본 제목만 들어 알고 있다. 그냥 그 제목이 지금 생각난다. 읽어보고 싶다.) 어렸을 때 일기 쓰는 것이 참 싫었다. 자의식과 대면해야 했고 또 그것을 교사한테 보여주어야 했다. 그 검열을 위해 나는 나 자신을 왜곡해야 했고, 어린 내게 그것은 정신을 분열시키는 고통이었다. 는 이유는 뻥이고 그냥 숙제는 항상 귀찮았다.
복무하는 동안 쓰면 성공한다는 프랭클린 플래너 수첩을 썼었다. 2009년 만 썼었다. 성공적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푸훗. 사실 본래 의도대로 쓰지 않았다. '플랜'만 하지 않고 그 날 있었던 일, 또는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잡생각을 메모해 두었었다.
둘 다 나중에 읽고 났을 때 효과가 있었다. 재미있던 것 하나는 맨날 '~하자, ~해야 한다' 적어 놓은 것은 거의 다 하지 않고, 몇 달 뒤 똑같이 적어놓았다는 것이다. 루저가 된 느낌이랄까. 아, 좋은 변화는 생각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다시 군에서 쓰던 일기로 돌아와서: 생활관에 있는 독서실에 앉아 일기를 쓰면서도 나는 나 자신을 검열했다. 다른 인간들이 내 일기장을 보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였다. 내 걱정스러운 상상에서 그것은 상관일 수도 있었고, 동료병사일 수도 있었다. 현실은 아무도 안 봤을 것이다. 관심이 없으니까.
그래도 그러한 판옵티콘적인 검열에서도 약간의 용기를 부려 제약없이 자유로이 쓴 부분들이 있었다. 그 후 계속해서 영향을 준 화두도 있었고, 완전 헛스런 생각인 것도 있었다. 헛스런 것들은 스스로 제약해서 쓰는 것에 반발해야 한다고 생각하다가 그리 된 것 같았다. 어쨌거나 자유롭게 적은 것이 피드백이 좋았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 실질적으로 보는 사람이 없음에도 자신의 글을 제약하게 된다. ㅇㅋ 그렇다면 개인적인 이야기는 펜으로 쓰자. 공적인 얘기, 나누고 싶은 얘기는 네트워크에 남겨두자. 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는 블로그에 적을까말까 하는 망설임에 애를 좀 썼던 것 같은데 이젠 그걸 누그러뜨릴 수 있겠다.
수첩얘기는?: 메모는 생각을 구조화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나중에 더 큰 생각으로 조직해 내는데 도움이 되었다. 메모하지 않은 생각들은 날아가고 잊혀진다. 한 참 뒤에 돌아오기도 하는데, 그래서야 잘 쓸 수 없었다. 수첩과 스케쥴러를 하나씩 쓰거나 스마트 폰을 써야겠다. 스마트 폰에 내가 호환되는 것, 그리고 돈이 문제다. 수첩 한 개, 스케쥴러 한 개가 자유롭고 편할 듯 하다.
- 2009/12/02 23:03
-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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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쇼펜하우어의 글을 읽었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독서를 오히려 견제하고 있었다. 책을 읽더라도 마냥 읽어 해치우듯 하면 많이 안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노엘 갤러거 Noel Gallagher의 인터뷰를 보다 보니 제임스 블런트 James Blunt를 자주 조롱하고 있었다. 웃으면서 봤지만 그런 노엘의 인터뷰를 보다 보니 어느새 나도 제임스 블런트를 좀 우습게 생각하고 있었다. 개성있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그의 노래가 어딘가 허위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순간, 나는 팝은 물론이고 음악에 대해 아무런 고유한 견해를 갖은 적이 없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나아갔다.
얼마 전, 영화 <노잉 Knowing>을 보았고 이런 저런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리뷰를 검색했다. 알렉스 프로야스 Alex Proyas 감독의 전작은 <아이 로봇 I, Robot>이었다. 나는 <아이 로봇>을 보고 '음, 괜찮은데?'하고 생각했었다. '비키 VIKI'가 도달하는 논리와 그에 대응한 결말이 맘에 들었다. 아시모프는 역시 명성 그대로 이런 세계를 창조하는구나 했었다. 근데 이게 왠걸. 어느 리뷰에서 아시모프의 원작에 못 미치는 영화의 수준에 대해 불평하고 있었다. 그 순간 '음, 괜찮은데?'라는 영화에 대한 내 평가는 흔들렸다...너무 쉽게 인정해 버렸나. 생각없이, 받아들여버렸나.
가까운 두 개의 예를 들었지만 이런 것을 생각해 온 것은 꽤 됐다. 특히, 소크라테스 Socrates를 읽으면서(물론, 소크라테스가 직접 쓴 것은 없다.) 이 느낌은 생각으로 구체화되었다. 내가 아는 것은 무엇인가?
아무튼, 흔들리면서 며칠 전 읽은 쇼펜하우어의 글이 생각났고, 거기서 나는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심각한 것은 아니고, 그냥 종종하는 공상 정도에서 받는 충격정도. 대체,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느끼는 게 몇 가지나 있을까? 쓸만한 나의 생각, 나의 견해, 나의 미감 등은 언제나 권위있는 타인에게 의존해왔다. 덧붙여, 내가 어쩌다가 누구누구를 권위있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추적도 안 된다.
소크라테스, 쇼펜하우어도 있지만 우디 앨런의 영화 <젤리그 Zelig>도 생각난다. 내가 받아들인 이 영화의 주제는 유령처럼 계속 내 생각에 출몰한다.
나이를 먹고, 대학을 다녀도 스스로 생각하지 못 하는 놈이 있다고 들었다. 그 놈이 바로 여기 있었다...
- 2009/12/01 09:37
- 단상(메모+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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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 - 뉴요커의 페이소스』란 인터뷰집을 읽다가 본 말이다. 원래 누구의 말인지 모르겠지만 앨런과 대담자가 동감하며 인용하고 있었다.
삶은 포로수용소와 같다.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를 읽는데 대번에 인상적인 삶에 대한 잠언이 하나 더 나왔다. 원래는 니체 Nietzsche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한 말인데 루쉰이 인용하고 있었다.
삶은 탁류와 같다.
(이어서, '바다는 모든 것은 받아들인다. 내가 초인이 되라 하는 말은 바다처럼 되라는 말이다.')
요즘 이 두 문장을 자주 머리속으로 읊조리고 있다. 포로수용소, 탁류 같은 말에 사로잡힌 내 처지가 안타깝다. 지지 부진한 상황과 그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이 문장들이 책에서 유독 튀어나온 것처럼 보인 것일 게다. 벗어나기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 그 행동을 위한 힘을 보전해야 한다.
써 놓고 보니 웃기다.
- 2009/11/27 21:36
- 휴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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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군 복무를 마쳤다. 자세한 얘기는 추후에... 지금은 좀 쉬고 싶다.
- 2009/11/25 08:45
- 휴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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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노엘 갤러거 Noel Gallagher의 인터뷰 편집 영상을 보았다. 정말 웃기고 인상적이다. 기분이 좋아진다. 락스타를 대하는 소년 같은 태도가 되어, 인터뷰에서 보이는 노엘의 이런 저런 모습을 동경하게 된다. 거침없이 말하면서도 여전히 뭔가 온전하다. 그래, 뭔가 온전하다. 아래 포스팅 해놓은 수 많은 책들에서도 이런 온전함은 드물다. 술 많이 먹고, 담배 많이 피고, 운동 절대 안 해야 이렇게 온전할 수 있는건가.
젠장. 후후. 이 나이에 이러고 있다니. 만화 『20세기 소년』4권에서 정리되어 나온 바에 의하면 지미 헨드릭스, 짐 모리슨, 제니스 조플린이 죽었을 때의 나이가 지금의 내 나이보다 한 살 많다. 흠, 어쟀든 그래도 난 내년에도 별 일 없이 잘 살아야지.
군생활동안 읽은 책을 한 번 헤아려 보았다. 의외로 100권이 넘었다. 787일에 100여권이면 일주일에 한 권 될까말까한 정도. 사실 다 읽지 않고 스쳐 지나간 책들도 리스트에 넣었다. 접하기만 하고 완독하지 않은 책들이 많았다. (그래도 너무 안 읽었다 싶은 것은 또 뺐다. 뭐지? 이 기준은) 정말로 '읽었다'고 할 만한 책들만 고르면 2주에 한 권 읽은 셈이 된다. 쇼펜하우어 적으로 말해 세상엔 별로인 넘들이 많은 만큼 별로인 책도 많다. 그리고 좋은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스스로 사색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책 속에 길이 있다면 그 길을 찾고선 '아,길- 정말 있네?' 하며 구경하고 돌아설 것이 아니라 본인의 사색으로 그 길을 가봐야지. 꽤나 오래 살아남은 고전들의 가치를 새삼 깨닫기도 했다. 특히 중세가 끝나고 근대 초기의 책들이 그렇다. 거기서 뭔가 정초 되었구나 싶다. '그리스시대'라고 부를 말한 것들이 살아 있는 것 역시 맥락에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 땅의 저작들이 단절된 것이다. 삼국시대, 고려, 조선의 명저들이라 해도 그것들은 내게 별 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뭔가 석연치 않다.
안타깝게도 방심하다 보면 너무 쉽게 나 자신이 별로인 넘이 된다. 일생동안 어느 새 별로인 것들이 침투하는 것을 너무 많이 허락한 듯 하다. 껴안고 가면서 좀 제대로 살아야지. 멋져질 수 밖에.
ㅇㅋ. 휴가 나오기 전에 그렇게 제대로 살아보는 실험을 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였건만, 실패했다. 위닝을 몇 시간 했는지 모르겠다. 대형 선수들을 영입할 만큼 했다. 오늘 귀영인데, 항상 휴가 때 마다 그랬던 것 같다. 귀영 전 시간이 밀도 높으면서도, 좀 제 정신상태였던 시간들이다. 그렇다고 시간을 잘 보내기 이해 맨날 귀영할 순 없다. 덧 붙여 말해, 귀영 자체는 마지막 까지도 기분이 더럽다. 가기 싫다. 하지만 안 가서 겪는 곤란이 더 크다는 산수 때문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제 이틀 있으면 나온다.
<다크 나이트 Dark Knight>를 또 보았고(이번엔 집에 있는 TV로), 우디 앨런 Woody Allen 영화중 <스타더스트 메모리스 Stardust Memories>, <사랑과 죽음 Love and Death>을 보았다. <다크 나이트>의 밀도에 새삼 놀랐다. 그리고 이 영화의 어떤 숭고함에 한 참 도취되었을 때, 오히려 그 바깥으로 나와 조금은 심드렁한 관점에 서보는 시간도 있었다. 못 봤던 우디의 영화를 챙겨 볼 때 마다, 영화 시작에서 그 특유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 갈 때 마다 기분이 좋다. <스타더스트 메모리즈>에 대한 팬들의 평가와 그 작품에 대한 앨런의 의견을 생각하며 보았는데, 꼭 안 그래도 그 자체로 좋았다. <사랑과 죽음>에선 <애니홀>이전의 영화도 그리 짜임새 없지만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우디 앨런이라니... 이래서야 원. 원했던 변화가 없잖아. 돌아와 버렸잖아.
군 복무를 하기 전 살을 뺄 수 있을 것이라는 은근한 기대감이 있었다. '좋아, 이 기회에 살 빼서 남은 20대, 그리고 30대, 아니 남은 인생을 그나마 좀 섹시(;)하게 살아야지~' 하는. 그러나 복무 이틀을 남겨논 지금 내 배를 보면서 좀 놀란다. 그리고 외마디 내뱉는다. '또...' Stroy of my life....
문자를 정말 드물게 읽었구나 싶다. 책보다는 인터넷 기사나 타인의 블로그에 있는 글들을 읽었다. 타인의 블로그에도 드물게 온전한 글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지나간 글을 읽으며 감탄했다. 저 정도 온전함과 분별력, 균형감을 갖으려면 나는 어떤 노력을 얼마나 해야 될까?
BWV1007을 D major로 칠 수 있게 기타를 연습해야겠다.
마지막 휴가지만 별 것 없다. 군 생활 정리 같은 것은 기분 내킬 때 해야지. 후임들 앞에서 뭔가 멋지게 말하고 나오고 싶은데, 글쎄 그다지 멋지게 군 생활하지 않아서 말을 꾸미는 꼴이 될 거라 생각에 집어치운다. 지질한 상황속에서 내 양심 건사하기 바빴다. 전체적인 면에서는 뭔가 좀 실패한 기분이 든다.
잘 먹고 잘 자다 간다. 사실 '잘 먹는다'는 것의 정의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인 구달 Jane Goodal의 『희망의 밥상 Harvest for Hope』를 읽은 후 계속 해온 생각이다. 물론, 생각만 해왔다. 이제 2년여간의 급식을 마치고 스스로 식단을 챙길 수 있게 된 만큼 좀 해봐야겠다. 일찍자고 일찍 일어났다. 그리고 낮에 졸렸다. 한 번은 정확히 6시 30분에 일어났는데 조금 굴욕적이었다.
젠장. 후후. 이 나이에 이러고 있다니. 만화 『20세기 소년』4권에서 정리되어 나온 바에 의하면 지미 헨드릭스, 짐 모리슨, 제니스 조플린이 죽었을 때의 나이가 지금의 내 나이보다 한 살 많다. 흠, 어쟀든 그래도 난 내년에도 별 일 없이 잘 살아야지.
군생활동안 읽은 책을 한 번 헤아려 보았다. 의외로 100권이 넘었다. 787일에 100여권이면 일주일에 한 권 될까말까한 정도. 사실 다 읽지 않고 스쳐 지나간 책들도 리스트에 넣었다. 접하기만 하고 완독하지 않은 책들이 많았다. (그래도 너무 안 읽었다 싶은 것은 또 뺐다. 뭐지? 이 기준은) 정말로 '읽었다'고 할 만한 책들만 고르면 2주에 한 권 읽은 셈이 된다. 쇼펜하우어 적으로 말해 세상엔 별로인 넘들이 많은 만큼 별로인 책도 많다. 그리고 좋은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스스로 사색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책 속에 길이 있다면 그 길을 찾고선 '아,길- 정말 있네?' 하며 구경하고 돌아설 것이 아니라 본인의 사색으로 그 길을 가봐야지. 꽤나 오래 살아남은 고전들의 가치를 새삼 깨닫기도 했다. 특히 중세가 끝나고 근대 초기의 책들이 그렇다. 거기서 뭔가 정초 되었구나 싶다. '그리스시대'라고 부를 말한 것들이 살아 있는 것 역시 맥락에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 땅의 저작들이 단절된 것이다. 삼국시대, 고려, 조선의 명저들이라 해도 그것들은 내게 별 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뭔가 석연치 않다.
안타깝게도 방심하다 보면 너무 쉽게 나 자신이 별로인 넘이 된다. 일생동안 어느 새 별로인 것들이 침투하는 것을 너무 많이 허락한 듯 하다. 껴안고 가면서 좀 제대로 살아야지. 멋져질 수 밖에.
ㅇㅋ. 휴가 나오기 전에 그렇게 제대로 살아보는 실험을 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였건만, 실패했다. 위닝을 몇 시간 했는지 모르겠다. 대형 선수들을 영입할 만큼 했다. 오늘 귀영인데, 항상 휴가 때 마다 그랬던 것 같다. 귀영 전 시간이 밀도 높으면서도, 좀 제 정신상태였던 시간들이다. 그렇다고 시간을 잘 보내기 이해 맨날 귀영할 순 없다. 덧 붙여 말해, 귀영 자체는 마지막 까지도 기분이 더럽다. 가기 싫다. 하지만 안 가서 겪는 곤란이 더 크다는 산수 때문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제 이틀 있으면 나온다.
<다크 나이트 Dark Knight>를 또 보았고(이번엔 집에 있는 TV로), 우디 앨런 Woody Allen 영화중 <스타더스트 메모리스 Stardust Memories>, <사랑과 죽음 Love and Death>을 보았다. <다크 나이트>의 밀도에 새삼 놀랐다. 그리고 이 영화의 어떤 숭고함에 한 참 도취되었을 때, 오히려 그 바깥으로 나와 조금은 심드렁한 관점에 서보는 시간도 있었다. 못 봤던 우디의 영화를 챙겨 볼 때 마다, 영화 시작에서 그 특유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 갈 때 마다 기분이 좋다. <스타더스트 메모리즈>에 대한 팬들의 평가와 그 작품에 대한 앨런의 의견을 생각하며 보았는데, 꼭 안 그래도 그 자체로 좋았다. <사랑과 죽음>에선 <애니홀>이전의 영화도 그리 짜임새 없지만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우디 앨런이라니... 이래서야 원. 원했던 변화가 없잖아. 돌아와 버렸잖아.
군 복무를 하기 전 살을 뺄 수 있을 것이라는 은근한 기대감이 있었다. '좋아, 이 기회에 살 빼서 남은 20대, 그리고 30대, 아니 남은 인생을 그나마 좀 섹시(;)하게 살아야지~' 하는. 그러나 복무 이틀을 남겨논 지금 내 배를 보면서 좀 놀란다. 그리고 외마디 내뱉는다. '또...' Stroy of my life....
문자를 정말 드물게 읽었구나 싶다. 책보다는 인터넷 기사나 타인의 블로그에 있는 글들을 읽었다. 타인의 블로그에도 드물게 온전한 글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지나간 글을 읽으며 감탄했다. 저 정도 온전함과 분별력, 균형감을 갖으려면 나는 어떤 노력을 얼마나 해야 될까?
BWV1007을 D major로 칠 수 있게 기타를 연습해야겠다.
마지막 휴가지만 별 것 없다. 군 생활 정리 같은 것은 기분 내킬 때 해야지. 후임들 앞에서 뭔가 멋지게 말하고 나오고 싶은데, 글쎄 그다지 멋지게 군 생활하지 않아서 말을 꾸미는 꼴이 될 거라 생각에 집어치운다. 지질한 상황속에서 내 양심 건사하기 바빴다. 전체적인 면에서는 뭔가 좀 실패한 기분이 든다.
잘 먹고 잘 자다 간다. 사실 '잘 먹는다'는 것의 정의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인 구달 Jane Goodal의 『희망의 밥상 Harvest for Hope』를 읽은 후 계속 해온 생각이다. 물론, 생각만 해왔다. 이제 2년여간의 급식을 마치고 스스로 식단을 챙길 수 있게 된 만큼 좀 해봐야겠다. 일찍자고 일찍 일어났다. 그리고 낮에 졸렸다. 한 번은 정확히 6시 30분에 일어났는데 조금 굴욕적이었다.
- 2009/11/12 11:18
- 휴가후기
- yongilyi.egloos.com/5167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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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귀영날과는 다른 기분이다. 들어가서 할 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금방 다시 나오기 때문에...
부대에 있으면서 밖에 나가면 하고 싶은 것들이 몇 가지 있었다. 그래서 더 좋은 사람이 되겠다며 군생활이 주는 좀 먹는 듯한 기분을 견뎌내려 했다.아, 그러나 나는 막상 가장 긴 휴가를 나와서 무엇을 했던가? 무언가 정신을 집중해서 한 게 없다. 굳이 집중한 것을 몇 가지 꼽는다면 만화책 보기와 영화보기. 아, 뭔가 substantial 한 것이 없다.
집에 오자마자 방의 구조를 바꿨다. 책을 다 꺼내고 책상과 책꽂이를 재배치 했다. 아, 여기서 책을 좀 골랐어야 하는데 귀찮아서 그냥 되는대로 넣어버렸다. 다음엔 꼭 해야지. 전공서적이 이렇게 없다니, 놀라진 않았지만 현실이 당황스러웠다. 사서 읽지 않았지만 이젠 읽기 싫은 책도 당황스러웠다. 아, 그러므로 고전을 사야겠다 생각했다. 책넣을 칸이 부족해서 가로로 눕혀넣었다. 빈틈없이 들어가서 다 넣을 수 있었다. 책상에 앉으면 강이 보인다.
가야겠다고 생각한 곳에 안 갔고, 읽어야 겠다고 생각한 책에 집중하지 못 했다. 만화와 영화는 감정적 위안을 주었지만 내가 일상에 대처하는 태도까지 도와주진 못한다. 그건 내 몫이지만 공산품에서 그 힘을 길어오긴 힘들기 마련. (H2, 20세기 소년, 플루토 / annie hall, manhattan, la strada, 냉정과 열정사이, sicko, gran torino, inglourious basterds, dial m for murder, sin city. 후 생각보다 많이 봤네.) 그래도, 한 번 봤던 것을 다시 보면서 나는 또 다시 내가 달라졌음을 알았다. 전에는 안 보이던 것들이 의미있는 울림으로 다가올 때가 있었다. 이렇게 달라지는 것이 성숙 이었으면 좋겠다.
아, 전역 후 인터넷의 소란스러움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생각해보지 않았다. 확실히 뭔가 삶에 뭔가 있으면 좋겠는데. 그럼 신경을 덜 쓸 듯 싶은데. 내가 인터넷 하는 것이 내 정신건강에 해로워서야. 좋아하는 사이트들을 부지런히 링크해야 겠다.
대체 이게 휴가 후기인가. 나는 군모에 'Know Thyself'라고 적어놓았다...
출판되는 책은 그렇게나 많은데 내가 찾는 책은 없다....한독 대역본 고전이 필요하다.
나는 여러 모로 혼란 스럽고, 생각은 항상 발을 내릴 곳이 없었다. 부담이었던 '군역'이 거의 끝났다. 앞으로 내 삶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할까? 그러기 위해서 난 무엇을 해야 하나? 등등의 범인의 지루한 질문. 으으- 그래 놓고선 종말론과 루저 논란에 대한 문단이 제일 길다. 껄껄.
식습관이 아름답지 않았다. 좋은 취향이 아니었다. 피자, 치킨도 먹었고, 돼지고기도 먹었고, 탄산을 13일 동안 4병 마신 듯 하다. 써놓고 보니 수치스럽다. 먹는 것이 나를 규정할 수 있을 정도의 중요한 행위라는 판단을 내린 시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 사람아.
부대에 있으면서 밖에 나가면 하고 싶은 것들이 몇 가지 있었다. 그래서 더 좋은 사람이 되겠다며 군생활이 주는 좀 먹는 듯한 기분을 견뎌내려 했다.아, 그러나 나는 막상 가장 긴 휴가를 나와서 무엇을 했던가? 무언가 정신을 집중해서 한 게 없다. 굳이 집중한 것을 몇 가지 꼽는다면 만화책 보기와 영화보기. 아, 뭔가 substantial 한 것이 없다.
집에 오자마자 방의 구조를 바꿨다. 책을 다 꺼내고 책상과 책꽂이를 재배치 했다. 아, 여기서 책을 좀 골랐어야 하는데 귀찮아서 그냥 되는대로 넣어버렸다. 다음엔 꼭 해야지. 전공서적이 이렇게 없다니, 놀라진 않았지만 현실이 당황스러웠다. 사서 읽지 않았지만 이젠 읽기 싫은 책도 당황스러웠다. 아, 그러므로 고전을 사야겠다 생각했다. 책넣을 칸이 부족해서 가로로 눕혀넣었다. 빈틈없이 들어가서 다 넣을 수 있었다. 책상에 앉으면 강이 보인다.
가야겠다고 생각한 곳에 안 갔고, 읽어야 겠다고 생각한 책에 집중하지 못 했다. 만화와 영화는 감정적 위안을 주었지만 내가 일상에 대처하는 태도까지 도와주진 못한다. 그건 내 몫이지만 공산품에서 그 힘을 길어오긴 힘들기 마련. (H2, 20세기 소년, 플루토 / annie hall, manhattan, la strada, 냉정과 열정사이, sicko, gran torino, inglourious basterds, dial m for murder, sin city. 후 생각보다 많이 봤네.) 그래도, 한 번 봤던 것을 다시 보면서 나는 또 다시 내가 달라졌음을 알았다. 전에는 안 보이던 것들이 의미있는 울림으로 다가올 때가 있었다. 이렇게 달라지는 것이 성숙 이었으면 좋겠다.
아, 전역 후 인터넷의 소란스러움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생각해보지 않았다. 확실히 뭔가 삶에 뭔가 있으면 좋겠는데. 그럼 신경을 덜 쓸 듯 싶은데. 내가 인터넷 하는 것이 내 정신건강에 해로워서야. 좋아하는 사이트들을 부지런히 링크해야 겠다.
대체 이게 휴가 후기인가. 나는 군모에 'Know Thyself'라고 적어놓았다...
출판되는 책은 그렇게나 많은데 내가 찾는 책은 없다....한독 대역본 고전이 필요하다.
나는 여러 모로 혼란 스럽고, 생각은 항상 발을 내릴 곳이 없었다. 부담이었던 '군역'이 거의 끝났다. 앞으로 내 삶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할까? 그러기 위해서 난 무엇을 해야 하나? 등등의 범인의 지루한 질문. 으으- 그래 놓고선 종말론과 루저 논란에 대한 문단이 제일 길다. 껄껄.
식습관이 아름답지 않았다. 좋은 취향이 아니었다. 피자, 치킨도 먹었고, 돼지고기도 먹었고, 탄산을 13일 동안 4병 마신 듯 하다. 써놓고 보니 수치스럽다. 먹는 것이 나를 규정할 수 있을 정도의 중요한 행위라는 판단을 내린 시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 사람아.
- 2009/11/12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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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의 단점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요즘 신경쓰는 주요한 몇 가지. 보는 사람의 감정과 지성을 모조리 소모적으로 만든다. 호흡이 짧아진다. 실제 숨 쉬는 것도 그렇고, 생각하는 것도 짧아진다. 뭔가 길어지거나 지루해지면 잘 못 견디게 된다.
휴가 중에 누릴 수 있는 자유 중 하나는 집에서 쉴 때 TV를 끌 수 있었던 것. 과거엔 그렇게 열심히 챙겨보던 스포츠 중계도 안 보게 되었다. 나는 어떤 놈이 되어가고 있는 거지.
TV에 관해서는 간신히 생각하는대로 살기 시작한 편이지만, 완전히 끊은 것은 아니다. 일단 어제,오늘 IPTV를 통해 인상적인 두 편의 영화를 보았는데 좋았다. <식코 Sicko>와 <다이얼 M을 돌려라 Dial M for Murder>. 방금 라디오 스타와 음악여행 라라라를 보았는데 둘 다 괜찮았다. (그러나 이 글 첫 문단은 여기에도 유효하다. 음악과 감정을 소모적으로 만든다.) 중간에 있었던 뉴스에서 예전보다 살빠진 김주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뭐랄까, 뭔가 강하고 빈틈없고 어-쩌면 질리는, 그런 느낌. 그보다 좀 더 충격을 받고 있는 것은 라라라에 나온 한 가수다. 메모리, vegan에다가 취향도 보통이 아니다.
휴가 중에 누릴 수 있는 자유 중 하나는 집에서 쉴 때 TV를 끌 수 있었던 것. 과거엔 그렇게 열심히 챙겨보던 스포츠 중계도 안 보게 되었다. 나는 어떤 놈이 되어가고 있는 거지.
TV에 관해서는 간신히 생각하는대로 살기 시작한 편이지만, 완전히 끊은 것은 아니다. 일단 어제,오늘 IPTV를 통해 인상적인 두 편의 영화를 보았는데 좋았다. <식코 Sicko>와 <다이얼 M을 돌려라 Dial M for Murder>. 방금 라디오 스타와 음악여행 라라라를 보았는데 둘 다 괜찮았다. (그러나 이 글 첫 문단은 여기에도 유효하다. 음악과 감정을 소모적으로 만든다.) 중간에 있었던 뉴스에서 예전보다 살빠진 김주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뭐랄까, 뭔가 강하고 빈틈없고 어-쩌면 질리는, 그런 느낌. 그보다 좀 더 충격을 받고 있는 것은 라라라에 나온 한 가수다. 메모리, vegan에다가 취향도 보통이 아니다.
- 2009/11/12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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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바스터즈:거친 녀석들 Inglourious Bastards> 심야로 보았다. 자주 그러듯이 혼자갔다. 평소에는 그것을 좀 좋아하는데, 이번엔 영화적 쾌감을 나눌 친구가 없는게 좀 아쉬웠다. 그런 류의 영화다. terrific 어처구니 없는 가상의 세계, 자신의 유희를 위해 지어진 한 편의 허구일 뿐인데, 고전적으로 진실이라 할 만 한 것은 없고 욕망만이 드러나는 듯 한데.. 와- 어쩜 이리. 게다가 서구 역사의 큰 상처인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소재를 취해. 허허 타란티노. 이런 존재가 있군. 여전한 수다스러움이 반가웠다. 어떤 장면들이 감성에 영향을 미쳤다. 인상 깊은 장면들이 있었다.
집까지 걸어왔다. 지하철 역으로 두 정거장 거리. 걸어오면서 이런 저런 잡생각을 했다. 많이 걸었던 만큼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 그런 생각들이 나를 성장시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그래도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을 했다. 깜짝 놀란 것은 나의 몇 가지 편집증. 드문 인적 속에서 한 명씩 마주칠 때 마다 습겨당할 것 같은 기분이 좀 있었다. 도로를 걸을 때가 차가 어떻게든 나를 덮칠 수도 있을 것이라 망상했다. 다리나 고가를 건널 때는 그 것들이 무너지거나, 아니면 강한 바람 때문에 균형을 잃어 내가 떨어질 것 같았다. 이성적인 생각으로 그럴 리 없다며 그냥 갔지만 뜬금없이 드는 이런 헛생각에 아, 상태가 좀 심각한 것 아닌가 싶다. 도시에서만 살아서 그런가. 그런 생각까지 하니 잠시『에밀』이 새삼 울렸다. (다이제스트로 읽은 셈이라 좀 아니다 싶지만)
외모와 옷차림: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예전보다 신경이 쓰인다. 다른 사람들의 차림이 눈에 띈다. 내가 달라지기도 한 것이겠지만, 길거리를 안 돌아 다닌 2년 사이 사람들이 겉모습이 더 나아 보인다. 한 편으론 방심하고 편안하게 다니는 사람들에 대한 위협처럼 느껴진다.
집까지 걸어왔다. 지하철 역으로 두 정거장 거리. 걸어오면서 이런 저런 잡생각을 했다. 많이 걸었던 만큼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 그런 생각들이 나를 성장시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그래도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을 했다. 깜짝 놀란 것은 나의 몇 가지 편집증. 드문 인적 속에서 한 명씩 마주칠 때 마다 습겨당할 것 같은 기분이 좀 있었다. 도로를 걸을 때가 차가 어떻게든 나를 덮칠 수도 있을 것이라 망상했다. 다리나 고가를 건널 때는 그 것들이 무너지거나, 아니면 강한 바람 때문에 균형을 잃어 내가 떨어질 것 같았다. 이성적인 생각으로 그럴 리 없다며 그냥 갔지만 뜬금없이 드는 이런 헛생각에 아, 상태가 좀 심각한 것 아닌가 싶다. 도시에서만 살아서 그런가. 그런 생각까지 하니 잠시『에밀』이 새삼 울렸다. (다이제스트로 읽은 셈이라 좀 아니다 싶지만)
외모와 옷차림: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예전보다 신경이 쓰인다. 다른 사람들의 차림이 눈에 띈다. 내가 달라지기도 한 것이겠지만, 길거리를 안 돌아 다닌 2년 사이 사람들이 겉모습이 더 나아 보인다. 한 편으론 방심하고 편안하게 다니는 사람들에 대한 위협처럼 느껴진다.
- 2009/11/0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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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메이어 (John Mayer) <Where The Light Is : John Mayer Live In Los Angeles)
Free Fallin' - John Mayer (사용자 요청에 의해 소스를 제공하지 않아서...)
Free Fallin' - John Mayer (사용자 요청에 의해 소스를 제공하지 않아서...)
- 2009/11/09 21:46
- 저널(일상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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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에서 노래 코드 따며 놀고 있던 중에, 창 밖에서 무엇인가 엄청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하얗게 빛나는 무엇인가가 잔상을 그리며 남쪽에서 북쪽으로 날아갔다. 1초 남짓한 시간이었다. 코드 따는 것을 멈추고 조금 겸허한 마음으로 기록을 남긴다. 유성우는 아니었다. 평소 헬리콥터가 지나다는 것보다 조금 높은 정도의 고도에서, 비행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속도(땅에서 볼 때 하늘에 떠있는 비행기는 눈으로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은가)로 무엇인가가 지나갔다. 형태는 파악할 수 없었지만 물리적인 존재가 뭔가가 있었다.
미지의 것에 대한 경이로움과 왠지 모를 평정심으로 앉아 있다. 사실 오늘이 이런 것을 처음 본 것은 아니다. 예전에 살 던 집에서도 한 밤중에 하늘에서 무언가가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 때는 초록색이었다. 그 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언제 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좀 한심하게 지낼 때였다.
안 그래도 마침 오늘 집에서 UFO를 생각하고 있던 차였는데 뭔가 목격해서 흥미롭다. 아님 내가 미쳐서 헌 것을 본건가? 21시 30분 경 송파구에서 목격했다. 잠신 중학교 운동장 불이 꺼지기 몇 분 전이었다.
이상하게 우울함을 달래주네. 세상에 대한 맑은 생각을 자극한다.
미지의 것에 대한 경이로움과 왠지 모를 평정심으로 앉아 있다. 사실 오늘이 이런 것을 처음 본 것은 아니다. 예전에 살 던 집에서도 한 밤중에 하늘에서 무언가가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 때는 초록색이었다. 그 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언제 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좀 한심하게 지낼 때였다.
안 그래도 마침 오늘 집에서 UFO를 생각하고 있던 차였는데 뭔가 목격해서 흥미롭다. 아님 내가 미쳐서 헌 것을 본건가? 21시 30분 경 송파구에서 목격했다. 잠신 중학교 운동장 불이 꺼지기 몇 분 전이었다.
이상하게 우울함을 달래주네. 세상에 대한 맑은 생각을 자극한다.
- 2009/11/09 11:31
- 성찰
- yongilyi.egloos.com/516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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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자체가 흉하다. 누군가에게 총기 난사한 사람이라고 해도 믿겠다. 거꾸로 말해, 혹시나 총기 난사를 하고 싶을 만큼 정신나간 상황에서도 이러한 사진을 기억한다면 '아, 쏠 땐 쏘더라도 언론에 그 사진들이 이용되면 안 되는데...'하는 생각에 자신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 나는 사진 속에서 카메라 렌즈를 향하고 있는 내 눈을 보면 나의 자의식 나부랭이가 못 견뎌하는 것을 강하게 느끼곤 한다. 우습지만 참, 어찌 해야할 지 모르겠다. 게다가 셀카라니, 게다가 찍는데 그치지 않고 올리다니! 당시에 무슨 생각으로 올렸던 것일까? 입대 직전이라 대충 짐작이 가지만 그렇다면 지금이야 말로 지울 때다.
- 실은 비공개가 안 되서 지웠다. 자의식 어쩌구 저쩌구 해도 자기 이미지가 궁금하긴 하지. 이 시대의 널리 통용되는 미감의 정점에서 꽤나 아래에 있는 이미지라는게 아쉽다. 그만큼 신경 안 쓰기도 했지만.
- 그래도 덕분에 계속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시각적 충격을 통해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구체적으로 실감하는 계기기도 했다. 안그래도 올해 초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의 『삶의 철학 산책 The Consolation of Philosphy』을 읽고 깊은 인상을 받은 터였는데 여기서 또 이렇게, 이런 식으로 들리는 소크라테스. 정신이라도 제대로 챙겨서 사람다운 표정이 드러나도록 해야겠다. 헛소리 하고 다니지 말아야겠다. 저 상태라면 검소하게 입되, 추레하게 입고다니는 것은 안 되겠다.
- 뭐하냐. 걱정마라. 어차피 볼 사람도 없다. 생각 갖고 혼자 놀지 말고, 단련하여 세상에 구체화시켜 내놓아야 한다. 진주를 빚어내듯이 그러모은 것을 잘 응결시켜야 그래도 좀 세상이 봐줄만 한, 쓸만한 뭔가 되겠지.
- 2009/11/06 21:31
- 농담(Jokes)
- yongilyi.egloos.com/516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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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녁 내내 우디앨런의 영화와 인터뷰를 보다가...
- 2009/11/05 15:32
- yongilyi.egloos.com/516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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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가 두려워서 휴가 일정을 바꿔 나왔다. 혹시 아예 못 나오게 될까봐... 이제 와서 보니 굳이 바꿀 필요는 없었다. 바꾼 덕분에 중간에 한 번 들어갔다 다시 나와야 한다. 후훗. 이것 때문에 인생에 뭔가 엄청난 사건과 부딪친다면 재미있고 불행하겠다는 상상을 하며, 아쉬움을 놀리고 있다. 5박의 3/4는 폐인으로, 1/4는 수도승 처럼 지내고 있다. 좀 더 내가 진정 원했던 대로 보내야 겠다.
- 2009/11/01 20:23
- yongilyi.egloos.com/5158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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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영화인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 청년들이 영화에 관심을 갖는 것은 현실로 부터 관심을 돌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나야말로 정말 열심히 회피했던 것이 아닐까? 시시한 넘. 당시 가까운 사람들과의 대화는 엷게 두근거렸을 망정, 안타깝게도 거의 다 시시했었다. 그것은 내 탓이 컸고, 난 그러면서도 적반하장으로 그 시시한 대화에 짜증을 냈었다. 짜증을 드러내 놓고 낼 순 없어서 집에 돌아와 분(?)을 삭였다.
그 동안 놓친게 얼마나 많은가!
내면의 고독이랄까, 그런 것을 유지하기 위해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확실해 진다. 돌아보다가 Edward Dimsdale의 사진 하나를 내가 포스팅 해놓은 것을 보았는데, 새삼 좋은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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